(연금저축 시리즈 8편) 연금저축 주식 비중은 몇 퍼센트가 적당할까?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연금저축을 시작하고 투자상품까지 알아보기 시작하면 결국 이런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주식에 몇 퍼센트를 넣어야 하지?”
누군가는 젊을 때는 주식 100%가 좋다고 말합니다.
누군가는 주식과 채권을 적절하게 섞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은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을 줄이는 상품도 있습니다.
알아볼수록 오히려 더 헷갈립니다.
그런데 여러 자료를 살펴보면서 한 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주식과 채권의 비율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를 벌고 싶은지가 아닙니다.
“앞으로 10년, 20년, 30년 동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은 어느 정도인가?”
이 질문이 먼저입니다.
주식 비중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 변동도 큽니다.
시장이 좋을 때는 주식 비중이 높은 계좌가 빠르게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이 크게 떨어지면 계좌도 상당한 폭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글로 읽으면 당연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연금저축 계좌에서 숫자가 크게 떨어지는 것을 보면 느낌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은 연금저축의 80%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다른 사람은 주식 비중을 50% 정도로 두고 나머지는 다른 자산에 나누어 투자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크게 떨어진다면 첫 번째 사람의 계좌가 시장 하락에 더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두 번째 사람이 무조건 더 좋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닙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수준의 위험을 선택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흔들렸을 때 각자가 그 전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은퇴까지 남은 시간이 중요한 이유
연금저축에서 자산배분을 생각할 때 은퇴 시점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도 중요합니다.
30대 직장인과 60대에 가까운 직장인의 상황은 다릅니다.
30대라면 은퇴까지 수십 년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은퇴가 가까운 사람이라면 머지않아 실제 생활비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자산배분을 결정할 때 투자기간과 위험감수 정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투자기간이 길다면 시장이 일시적으로 크게 움직이더라도 기다릴 시간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상황이 달라집니다.
큰 폭의 하락이 발생했을 때 회복을 기다릴 시간이 짧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투자위험을 낮추는 방식을 사용하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법을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돈을 실제로 언제 사용할 것인지에 맞춰 투자비중을 생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위험과 실제 위험은 다를 수 있다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는 자신이 위험을 꽤 잘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30% 정도 떨어져도 괜찮아.”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연금저축 계좌가 30% 떨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억 원이 투자되어 있다면 30% 하락 후 평가금액은 약 7,000만 원이 됩니다.
계산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좌 화면에서 3,000만 원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순간의 심리적 부담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매일 계좌를 확인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뉴스를 계속 찾아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결국 몇 년 동안 유지하려던 투자계획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위험감수 정도는 단순히 숫자로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때도 내가 계획을 유지할 수 있는가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자산배분은 주식과 채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산배분이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주식과 채권부터 떠올립니다.
하지만 개념은 조금 더 넓습니다.
자산배분은 투자자산을 여러 자산군으로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주식,
채권,
현금성 자산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같은 주식 안에서도 차이가 큽니다.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ETF가 있는 반면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ETF도 있습니다.
같은 채권형 상품이라고 해도 어떤 채권에 투자하는지, 만기가 어떤지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 60%, 채권 40%입니다.”
라는 말만으로는 그 사람의 투자위험을 모두 알 수 없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ETF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고 분산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분산투자에서도 흔히 생기는 오해가 있습니다.
ETF를 많이 사면 자동으로 분산투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ETF 10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ETF들이 비슷한 대형 기술기업을 동시에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실제로는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상당히 집중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 SEC는 분산투자를 여러 투자상품에 돈을 나누어 투자함으로써 특정 투자상품의 손실이 전체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전략으로 설명합니다. 다만 분산투자가 시장 하락에 따른 손실 자체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라고 안내합니다.
즉, 목표는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한 가지 투자상품이나 특정 산업의 결과에 내 노후 전체가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은퇴까지 20~30년 남았다면?
은퇴까지 수십 년이 남았다면 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을 감당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주식 100%로 투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장기간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고려할 시간도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SEC 역시 투자기간이 긴 투자자는 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을 견딜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은 투자를 감당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젊다고 무조건 공격적인 투자가 맞는 것은 아닙니다.
30대라도 손실을 크게 견디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50대라도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고 은퇴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다면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할 수도 있습니다.
나이는 하나의 기준일 뿐입니다.
은퇴가 가까워지면 무엇이 달라질까?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시장 하락의 타이밍이 중요해집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자산을 주식에 투자해놓고 내년부터 연금저축 자산을 생활비로 사용하려고 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때 주식시장이 크게 떨어진다면 회복을 기다릴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25년 뒤에 사용할 돈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래서 자산배분은 한 번 정해놓고 영원히 유지하는 숫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재정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소득도 변합니다.
필요한 생활비도 달라집니다.
손실을 받아들이는 정도 역시 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비중도 상황에 맞게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밸런싱은 수익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하나 알아두면 좋은 개념이 있습니다.
리밸런싱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주식 60%, 채권 40%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면서 어느 순간 주식 비중이 70%가 됐습니다.
내가 의도적으로 위험을 더 높인 것은 아닙니다.
시장 움직임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율이 변한 것입니다.
이때 다시 원래 정했던 비율에 가깝게 되돌리는 것이 리밸런싱입니다.
SEC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자산별 수익률 차이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비중이 원래 계획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리밸런싱을 통해 원래의 자산배분에 가깝게 되돌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중요한 것은 최근 많이 오른 상품을 따라가는 것과는 반대라는 점입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위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에 가깝습니다.
저는 수익률이 높은 전략보다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먼저 보겠습니다
두 가지 연금저축 투자방법이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하나는 기대수익률은 높지만 시장이 크게 떨어지면 견디기 어려운 공격적인 전략입니다.
다른 하나는 기대수익률은 조금 낮더라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저라면 단순히 첫 번째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이런 질문을 할 것 같습니다.
“시장이 크게 떨어졌을 때도 내가 이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공격적인 투자전략이 상승장에서는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하락장이 왔을 때 전부 팔아버린다면 실제 투자에서는 계획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입니다.
조금 덜 공격적이더라도 계속 납입하고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보수적인 투자가 항상 더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실제로 지킬 수 있는 투자전략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내 자산배분을 생각할 때 네 가지 질문
“주식 몇 퍼센트가 좋을까?”라고 묻기 전에 저는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해볼 것 같습니다.
이 돈은 언제 사용할 예정인가?
내 계좌가 일시적으로 얼마나 떨어져도 견딜 수 있는가?
시장이 크게 하락해도 매달 납입을 계속할 수 있는가?
계좌가 크게 떨어졌을 때 투자계획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가?
이 질문에 답해보면 현재 투자비중이 현실적인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완벽한 숫자를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내 상황에 맞는 숫자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연금저축도 인생에 맞춰 변해야 한다
30대에 세운 연금저축 투자계획이 50대에도 똑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이 처음 계획이 실패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은퇴라는 목표에 가까워졌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곧 사용할 돈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보다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훨씬 나중에 사용할 돈이라면 아직 긴 투자기간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금저축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돈으로 생각하는 것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돈마다 사용 시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 년 안에 사용할 돈과 20년 뒤에 사용할 돈이 반드시 같은 투자방법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목표는 가장 높은 수익률이 아니다
연금저축 시리즈를 이어가면서 점점 분명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노후투자는 단순히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을 찾는 경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 생활을 버틸 수 있는 재무구조를 만드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납입액이 필요하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 필요하고,
비용도 확인해야 하고,
시장이 크게 떨어졌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이 흔들려도 계획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자산배분이 필요합니다.
다음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를 찾는 것보다 덜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퇴 후의 생활비가 될 돈이라면 저는 이쪽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비중을 바꾸기 전에 마지막으로 물어볼 것
연금저축의 주식 비중을 바꿀 생각이라면 시장이 앞으로 오를지 내릴지를 먼저 맞히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나에게 질문해보는 것입니다.
“내 상황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시장이 움직인 것에 내가 반응하고 있는 것인가?”
은퇴 시점이 달라졌거나,
소득이나 재정 상황이 달라졌거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이 달라졌다면 자산배분을 다시 살펴볼 이유가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최근 어떤 자산이 많이 올랐거나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비중을 크게 바꾸려고 한다면 잠시 멈춰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금저축 포트폴리오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견딜 수 있을 만큼 탄탄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현실적인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소득이 줄거나 늘었을 때 연금저축 납입액은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30대에 적당했던 금액이 40대와 50대에도 똑같이 적당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때로는 연금투자를 포기하는 것보다 내 생활에 맞게 납입액을 조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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