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중급 시리즈 7편-연금저축 ETF를 오래 가져갈 때 수익률보다 중요한 것
연금저축으로 ETF를 투자하다 보면 어느 순간 수익률 숫자에 익숙해집니다.
3개월 수익률, 1년 수익률, 최근 3년 수익률을 비교하고 나면 어떤 ETF가 더 좋아 보이는지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연금저축의 투자기간을 10년, 20년으로 생각하면 조금 다른 질문이 필요합니다.
“이 ETF가 지금 얼마나 올랐나?”가 아니라 “나는 이 ETF를 오래 가지고 갈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이 나오는 과정에서 큰 하락이 발생했을 때도 계속 보유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높은 수익률이 오히려 불안해지는 순간
ETF의 최근 수익률이 40%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처음 보면 당연히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 ETF가 특정 산업에 집중되어 있고 가격 변동이 매우 크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40% 오른 뒤 30% 떨어지는 과정이 반복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품을 장기간 보유하려면 상승할 때의 기쁨보다 하락할 때의 불안까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연금저축에서는 수익률의 크기만큼 그 수익률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투자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변동성’이다
연금저축은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내리는 과정을 여러 번 경험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최종 수익률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중간에 얼마나 크게 떨어졌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최종적으로 비슷한 수익을 냈더라도 한 ETF는 비교적 완만하게 움직였고 다른 ETF는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면 투자자가 실제로 느끼는 부담은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하락 구간에서 계속 투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계좌가 흔들릴 때 투자계획까지 흔들린다면 높은 기대수익률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익률보다 ‘보유를 포기할 가능성’을 생각해보자
ETF를 선택할 때 대부분의 사람은 얼마나 벌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기투자에서는 반대 질문도 필요합니다.
“얼마나 떨어지면 내가 팔고 싶어질까?”
이 질문은 상당히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하락폭이 10% 정도인데 변동성이 큰 ETF를 선택했다면 시장이 한 번 크게 흔들렸을 때 투자계획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어느 정도의 가격 변동을 예상하고 선택한 상품이라면 하락장에서 감정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장기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ETF가 아니라 내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ETF일 수 있습니다.
비용은 작아 보여도 시간이 길어지면 무시하기 어렵다
장기간 투자할수록 비용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ETF에는 운용과 관련된 여러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품을 비교할 때 아주 작은 차이처럼 보여도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누적 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비용이 가장 낮은 ETF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투자대상과 분산 정도, 추종지수, 거래 편의성 등도 함께 봐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비용이 수익률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투자할 상품이라면 비용까지 포함해 전체 구조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ETF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오래 가져가기 어렵다
장기 보유를 생각한다면 ETF 이름만 알아서는 부족합니다.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지, 어떤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특정 종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이름에 ‘배당’, ‘성장’, ‘반도체’, ‘AI’ 같은 단어가 들어 있다고 해서 투자 성격을 단순하게 판단하면 안 됩니다.
같은 테마를 따라가더라도 ETF마다 구성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 보유할 ETF라면 적어도 “내가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가”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상품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래 보유한다’와 ‘영원히 보유한다’는 다르다
장기투자를 이야기하면 한 번 선택한 ETF는 끝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투자자의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고, 투자목적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ETF의 투자전략이나 구성도 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투자는 무조건 보유한다는 약속이 아니라, 장기간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점검한다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앞서 리밸런싱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일정한 기간마다 내가 가진 상품이 여전히 투자목적에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연금저축을 20대나 30대에 시작했다면 은퇴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은퇴가 가까워지면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젊을 때는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봤다면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큰 손실이 발생했을 때 회복할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은퇴 직전에 큰 폭의 하락을 경험하면 다시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연금저축은 처음 선택한 투자전략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보다 인생의 단계에 따라 위험 수준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래 가져갈 ETF를 고르는 나만의 질문
장기 보유할 ETF를 고를 때 다음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① 무엇에 투자하는 ETF인가?
투자대상과 추종지수를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②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지는 않은가?
구성종목과 비중을 살펴봅니다.
③ 큰 폭으로 하락해도 계속 보유할 수 있는가?
수익률보다 자신의 투자성향을 먼저 생각합니다.
④ 비용이 장기투자에 부담이 되지는 않는가?
장기간 보유할수록 비용 구조를 확인합니다.
⑤ 10년 뒤에도 이 ETF를 보유할 이유가 있을까?
현재의 인기보다 장기적인 투자 목적을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이 특히 중요합니다.
지금 인기 있는 ETF가 10년 뒤에도 같은 투자목적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맞히려고 하기보다 현재 내가 이해할 수 있고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인지를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결국 연금저축의 장기투자는 ‘수익률’보다 ‘지속 가능성’이다
연금저축 ETF를 선택할 때 수익률을 보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수익률은 당연히 중요한 판단자료입니다.
다만 수익률 하나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변동성, 투자대상, 비용, 자산집중도, 투자기간 그리고 내가 그 상품을 계속 보유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연금저축은 짧은 기간에 승부를 보는 계좌가 아닙니다.
그래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를 찾는 것보다 내가 이해하고 유지할 수 있는 투자방식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둘 다 가지고 있다면 두 계좌에 똑같은 ETF를 각각 담아야 할까요?
아니면 두 계좌를 하나의 큰 포트폴리오처럼 보고 자산을 나누는 것이 더 나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연금저축과 IRP를 함께 투자할 때 자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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