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중급 시리즈 2편-연금저축에서 ETF를 고를 때 수익률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연금저축펀드에 돈을 넣고 실제 투자까지 시작했다면 다음 고민이 생깁니다.
“그래서 ETF는 뭘 사야 하지?”
검색창에 ‘연금저축 ETF’를 입력하면 수익률이 높은 상품부터 인기 ETF, 추천 종목까지 수많은 정보가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오늘 수익률 1위인 ETF가 내가 10년, 20년 동안 가지고 갈 ETF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입니다.
연금저축에서는 오히려 수익률을 보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수익률 1위라고 내 연금에도 1위는 아니다
ETF를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하기 쉬운 것이 최근 수익률입니다.
1년 수익률이 30%, 40%라고 하면 당연히 눈길이 갑니다. 나 역시 상품을 비교할 때 숫자가 크게 보이면 먼저 클릭하게 됩니다.
하지만 연금저축은 일반적인 단기 투자와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야 합니다.
최근 1년 동안 많이 오른 이유가 특정 산업이나 일부 기업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면, 그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더구나 내가 수익률이 크게 오른 뒤에 들어갔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좋은 ETF와 최근 많이 오른 ETF는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높은 수익률을 확인하고 뒤늦게 매수한 뒤, 시장이 조정받을 때 “내가 잘못 샀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TF 이름보다 먼저 ‘무엇을 따라가는지’ 봐야 한다
ETF를 처음 접하면 상품 이름부터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름만 봐서는 투자 대상과 위험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형주에 폭넓게 투자하는 ETF와 특정 기술기업이나 반도체 기업에 집중하는 ETF는 모두 미국 주식 ETF라고 부를 수 있지만 실제 움직임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하락장이 왔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분산된 ETF는 일부 종목의 부진을 다른 종목이 어느 정도 완충할 수 있지만, 특정 산업에 집중된 ETF는 해당 산업의 악재를 그대로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ETF를 고를 때는
“이 ETF가 얼마나 올랐지?”
보다
“이 ETF 안에는 대체 무엇이 들어 있지?”
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는 것이 좋습니다.
‘분산투자’라는 말도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ETF 하나를 샀다고 자동으로 충분히 분산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ETF 여러 개를 가지고 있어도 각각 비슷한 기업이나 같은 산업에 투자한다면 실제로는 자산이 한쪽으로 몰려 있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ETF가 3개인데 내용물을 열어보니 비슷한 종목들이 반복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금저축 계좌에서 ETF를 여러 개 담을 생각이라면 ETF 개수보다 서로 얼마나 다른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실제 계좌를 운용하면서 특히 체감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화면에는 상품명이 여러 개 찍혀 있으니 분산이 잘 된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구성 종목을 비교하면 겹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수도 작아 보여도 장기투자에서는 달라진다
ETF를 비교할 때 수익률만큼 자주 놓치는 것이 비용입니다.
ETF에는 운용과 관련된 비용이 있고 상품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몇 년만 투자한다면 작은 차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금저축처럼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비용 차이가 계속 누적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보수가 가장 낮은 ETF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비용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투자 대상, 분산 정도, 추종하는 지수, 거래 편의성 등 여러 조건을 함께 봐야 합니다.
싼 상품이 항상 좋은 상품도 아니고, 비싼 상품이 반드시 나쁜 상품도 아닙니다.
내가 하락장에서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는가
개인적으로 연금저축 ETF를 고를 때 가장 현실적인 질문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ETF가 30% 떨어져도 내가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을까?”
수익률 표를 보고 상품을 고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투자는 숫자가 떨어지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평가금액이 몇백만 원 줄어들었을 때도 처음 세웠던 투자계획을 유지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특히 연금저축은 장기간 투자하는 계좌이기 때문에 잠깐의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계속 상품을 갈아타면 오히려 장기투자의 장점을 스스로 없앨 수 있습니다.
결국 ETF 선택은 최고의 상품을 찾는 게임이라기보다 내가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ETF를 고를 때 나만의 순서를 만들어보자
ETF를 처음 고른다면 다음 순서로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① 무엇에 투자하는가
추종지수와 투자지역, 주요 자산을 확인합니다.
② 얼마나 분산되어 있는가
구성 종목과 특정 종목의 비중을 살펴봅니다.
③ 얼마나 크게 움직이는가
수익률뿐 아니라 과거 하락 구간에서 얼마나 크게 움직였는지도 확인합니다.
④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장기간 투자할 경우 비용 차이가 어떻게 작용할지 생각합니다.
⑤ 내가 계속 보유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투자기간과 위험 감수 수준에 맞는지 판단합니다.
이 다섯 가지를 확인하고 나면 단순히 “최근에 많이 올랐으니까 사야겠다”는 식의 선택에서는 조금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 ETF는 ‘수익률 경쟁’으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연금저축은 오늘 사고 내일 파는 계좌가 아닙니다.
그래서 ETF를 선택할 때도 지금 가장 많이 오른 상품을 찾는 것보다 오랫동안 투자할 이유가 분명한 상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연금저축에서는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에 한 번의 선택보다 앞으로 수년 동안 그 선택을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ETF를 하나 골랐는데 비슷한 ETF가 또 보이고, 또 다른 ETF도 좋아 보인다면 이런 고민이 생깁니다.
“연금저축 ETF는 하나만 사는 게 나을까, 여러 개로 나누는 게 나을까?”
다음 편에서는 ETF의 개수보다 중요한 ‘겹침’과 자산배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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